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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칼럼

[박장호 칼럼] 눈 가리고 아웅은 이제 그만

[411호] 입력ㆍ발행 : 2018-12-26

수의계약, 경쟁에 의하지 아니하고 임의로 적당한 상대자를 선정하여 체결하는 계약이다. 예산 집행에 있어 추정가격 5천만 원 이상은 관내로 지역제한이 되지 않아 지역 업체의 낙찰율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추정가격 2천만 원 이하의 1인 견적 수의계약은 관내 업체를 상대자로 체결하기 때문에 지역 업계의 최대 관심사이다.
지금껏 고령군은 수의계약 체결에 있어 비교적 형평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해 왔다. 본지가 고령군의 수의계약 집행과 관련하여 판단하는 기준은 ①지역 업체가 있음에도 관외 업체와 계약하는 행위, ②지역 업체 중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는 행위 ③수의계약을 위해 사업을 쪼개는 행위, ④특허·기술·품질 등의 이유로 수의계약 금액 상한선을 초과하여 계약하는 행위 등이다.
그러나 최근 수의계약과 관련한 문제 제기가 본지에 제보되어, 본지는 2018년 한해 고령군의 수의계약 현황을 분석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지역 업체가 있음에도 관외 업체와 계약하는 행위이다.
용역과 관련하여 인쇄출판물은 여전히 대구업체와 계약을 하고 있었으며, 특히 모 단체 전무가 데리고 왔다고 전해진 업체는 관광과를 넘어 이제는 타 부서로도 진출했다. 공사에 있어 계약상대자의 법인주소를 확인한 결과 경북, 경남, 대구 등 다양한 관외 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있었다.
특히 지역 업체 중 특정 업체에 일감 몰아주는 행위는 극에 달했다. S건설은 수의계약으로만 올 한해 3억 2천 5백여만 원의 일감을 받아갔다. 이 밖에도 10여개의 건설업체가 2억 원에 육박하는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고령군에 등록된 전문건설업체는 모두 88개로, 고령군의 특정업체 일감 몰아주기는 심각한 수준이다.
용역에서는 설계와 관련하여 법인 주소지는 고령군에 있으나 실제 사업장은 대구 등 관외에 존재하는 유령회사들과 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지역업체와의 수의계약을 통한 지역경제활성화라는 취지를 퇴색시키고 있다.
또한 수의계약 금액 상한선을 초과하여 계약을 체결한 경우도 다수 있었으며, 특히 같은 날 같은 업체와 같은 사업을 쪼개어 계약하는 경우가 다수 존재했다. S건설은 올해 5월 15일 지산2리 우수 집수정 설치 및 포장공사, 지산3리 마을안길 보수공사, 쾌빈3리 마을회관 보수공사를 각각 수의계약했다. G건설은 올해 2월 27일 기족리 APC앞 용배수로 정비공사, 용흥리 마을안길 아스콘 포장공사, 유리 마을안길 아스콘 덧씌우기 공사, 옥계리 아스콘 덧씌우기 공사를 각각 수의계약했다. 더욱이 G업체는 다음날인 2월 28일 야정1리 마을안길 포장공사, 대곡2리 농로 확포장공사도 각각 수의계약했다. D건설은 올해 2월 26일 가륜1리 마을안길 포장공사, 노1리 마을안길 아스콘포장공사, 반성1리 마을안길 아스콘포장공사, 백1리 농로확포장 및 용수로보수공사를 각각 수의계약했다. 또 다른 D업체는 올해 2월 28일 봉산1리 마을안길 아스콘 덧씌우기 공사, 법리 마을안길 아스콘 덧씌우기공사, 대평2리 마을안길 아스콘 덧씌우기 공사, 운산2리 마을진입로 아스콘 덧씌우기 공사를 각각 수의계약했다. G조경은 올해 5월 11일 신곡2리 농심나눔 쉼터 설치공사, 산주리 농심나눔 쉼터 설치공사를 각각 수의계약했다.
추정가격 5천만 원 이하로 묶어서 설계해 관내업체들이 공정하게 경쟁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시행할 수 있음에도 이처럼 같은 날 같은 업체와 여러 건의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특정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겠다는 의지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같은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계약부서인 재무과가 제역할을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사업부서에서 공사발주를 재무과에 의뢰하면 재무과에서 계약건의 내용 등을 검토하여 통합발주를 하던 수의계약을 하던 자체적으로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시행해야 함에도, 현재 고령군은 사업부서에서 특정업체를 찍어 재무과로 보내고 재무과는 사업부서에서 시키는 대로 해당 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공사의 경우 건설과를 비롯해 도시과, 환경과 등 다양한 부서에서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업체에 일감이 몰리는 것을 조정하는 기능은 재무과에서 해야 한다. 용역 또한 각 부서에 대동소이 흩어져 있기에 지역업체에 골고루 계약이 돌아 갈 수 있도록 조정하는 기능을 재무과에서 해야 한다.
이 뿐만 아니라 경쟁입찰에서도 낙찰자를 미리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입찰이 불공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는 건설과에서 발주한 설계용역과 관련하여 전국단위 공개입찰에서 낙찰자를 사전에 공표하여 최종 낙찰업체를 맞추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도시과와 환경과의 입찰에서도 D업체가 낙찰 받을 것이라는 것을 사전에 공표해 최종 낙찰업체를 맞추었다. 심지어 2등 들러리 업체까지 정확하게 맞추었다.
이는 본지가 신기(神氣)가 있어서가 아니라, 적격심사의 평가표를 보면 어떤 업체가 낙찰 받을 수 있도록 작업을 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눈 가리고 아웅도 유분수다.
입찰은 공정해야 한다. 공정한 경쟁을 통해 경쟁력 있는 업체가 낙찰되어야 사업의 결과도 그만큼 충족되는 것이며, 이를 통해 예산절감의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최근 관광과에서는 통합예약관리시스템 입찰을 조달청에 의뢰하지 않고 자체발주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되었다. 자체발주를 하겠다는 것은 심사위원을 자체적으로 선정하여 평가하겠다는 것으로 사전에 심사위원을 매수해 특정업체가 낙찰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관광과의 가상현실 콘텐츠 개발사업은 평가표에 대놓고 특정업체 주겠다고 공개적으로 알리고 있다.
이처럼 몇몇 공무원들이 외부업체를 끌어들여 그들과 계약을 하기 위해 온갖 술수를 쓰고 있어 고령군의 계약과 관련한 전반적인 시정이 필요해 보인다.
무엇보다 지역의 돈은 지역에서 돌아야 한다. 지역에 엄연히 관련업체가 존재함에도 이를 애써 외면하며 관외 업체와 계약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공무원이 특정업체와 결탁하여 대가를 바라고 이 같은 행위를 한다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본지는 향후 2019년 1월부터 고령군의 모든 계약건 중 주소지가 관내가 아닌 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이유를 막론하고 비리행위로 보도할 것이다. 또한 관외 업체에 유리하도록 적격심사 및 제안요청서의 평가표를 작성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부정한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여 비리행위로 보도할 것이다.
무엇보다 간부 공무원들이 담당자에게 특정업체와 계약하도록 강요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실명까지 공개하며 비리혐의자로 엄히 다룰 것이다.
최근 고령군청 A 계장이 특정 업체와의 계약 지시를 거부한 부하직원을 폭행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심각한 사안을 지금껏 고령군에서 쉬쉬하며 A 계장에 대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사안이 중대한 만큼 해당 A 계장은 보직을 박탈하고 철저한 조사를 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 사안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에 해당되어 경찰의 수사가 뒤따라야 한다.
고령군 공직자들은 이번 일을 반면교사 삼아 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를 만드는데 동참해주길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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