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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칼럼

[박장호 칼럼] 고령군의회의 수상한 행보

[409호] 입력ㆍ발행 : 2018-12-04

지난주 본지가 보도한 고령군의회의 “다른 속셈”이 결국 현실로 나타났다. 고령군의회가 집행부에서 제출한 조례안과 계획안 등을 의사일정에 포함시켰다 뺐다를 반복하며 본회의에 상정조차 하지 않은 이유가 결국 집행부와 거래를 하기 위함으로 드러났다.
고령군과 고령군의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의장이 군수를 찾아가 집행부가 제출한 고령군 청사 증설과 조직개편 등의 의안을 처리해 주는 대가로 고령군의회 청사 건립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고령군의회는 조례안 등의 처리를 빌미로 청사 건립을 얻어냈고, 해당 조례안 등은 어제(3일) 가결되었다.
그동안 고령군의회의 갈지자 행보에 대해 구성원들이 대부분 초선의원이라 민의를 대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을 수 있다는 일말의 기대감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보여준 고령군의회의 작태는 한낮 장사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고령군 청사 증설은 행정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확장이 불가피한 사업이다. 특히 청사 4층에 자리 잡고 있는 전산실의 경우 각종 전산장비 증가로 인한 하중으로 인해 건물 안전성 등의 문제가 제기되어 이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고령군의회 청사는 사정이 다르다. 의정업무 증가로 인해 건립이 필요한 것도 아니며, 연구할 공간이나 회의실이 없는 것도 아니다. 필요할 경우 집행부 회의실을 공동으로 이용해도 된다. 결국 ‘뽀대’나는 의회 청사와 의원들의 개별 사무실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로, 배지 단지 몇 개월도 되지 않아 민의를 대변하기 보다는 마부를 부리려는 모양새다.
군의회 청사 건립에는 최소 40~50억 원 이상이 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자체 청사 건립과 관련한 국도비 보조가 없기 때문에 이 돈은 순수 군비로 건립해야 한다. 의원들이 고령군 전체 예산 중 군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고나 있는지 의문이다. 결국 기채 발행 등 빚을 내서 청사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본지가 취재에 나서자 군의회 청사 신축과 함께 현재 군의회 뒤편으로 군 청사를 확장해 의원들의 개별 사무실을 마련하는 등도 함께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사를 신축하던 확장하던 현재 군의회의 공간이 부족한 것이 아니다. 의회는 의장실은 물론 의원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의원실을 별도로 두고 있어 연구할 공간은 충분하다. 독립된 공간에서 연구하고 싶다면 자신의 집에 가서 하면 된다.
의원들이 급여가 아니라 의정활동비를 받는 것은 의회 사무실에 앉아 있지 말고 밖으로 나와서 주민들을 만나 의정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하라는 의미이다. 그럼에도 고령군의회 의원들이 개별 사무실을 요구하는 것은 연구를 위한 목적이 아니라 자기 사업의 영업활동이나 이권에 개입하기 위한 공간이 필요해서가 아닌지 의문이다.
실제로 필자가 군청 직원들과 취재활동을 하는 중간에도 의원들의 농지·산지전용 및 공장설립 등 각종 인허가와 관련한 문의가 휴대전화로 끝도 없이 이어졌다. 해당 공무원들은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위한 자료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사업 및 특정인을 거론하며 계약 및 인허가를 위한 청탁이 줄을 잇는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결국 의원의 개별 사무실이 마련되면 매일 사무실로 불려가 밀실의 공간에서 의원들의 청탁을 들을 횟수만 많아질 것이라는 게 대다수 고령군청 직원들의 반응이다.
고령군의회 의원들은 군의원이 된 목적이 지역사회에 봉사를 하기 위함이 아닌 자신의 영달이나 이권에 개입하기 위한 것이라는 오명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청사 및 개별 사무실을 마련하는데 미련을 버리고 본연의 의정활동에 매진해 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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