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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칼럼

[박장호 칼럼] ‘자유’ 뜻도 모르는 ‘자유한국당’

[371호] 입력ㆍ발행 : 2018-02-06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회의 안을 받아들여 헌법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조항의 ‘자유’를 삭제하는 개헌안을 내놓았다. 이에 야당이 반발하자 4시간 뒤 “원내대변인의 실수”라며 철회했다. 이를 두고 헌법의 ‘자유’ 삭제는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수구언론에서 비난하고 나섰다.
우리 헌법에는 ‘자유민주’라는 단어가 두 차례 등장한다. 하나는 전문에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중략)”, 다른 하나는 통일과 관련하여 제4조에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이다.
먼저,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자유’는 “외부적인 구속이나 무엇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한다. 이를 영어로 표현하면, 외부적인 구속이나 무엇에 얽매이지 아니할 자유는 Liberty, 간섭받지 아니하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는 Freedom으로 구분된다. 노예제도 폐지에 따른 자유는 Liberty, 죄수가 복역을 마치고 자유로운 몸이 되는 상태는 Freedom이다.
자유한국당의 공식 영문명은 Liberty korea party이다. 정당명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독재나 억압으로부터의 자유를 상징하고 있다.
우리 헌법에는 ‘자유민주주의’라는 말이 없다. 다만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고 명시하고 있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가 우리 헌법에 들어온 것은 1972년 박정희 군부독재시절이다. 이는 유신헌법을 만들면서 당시 동서독으로 분단된 독일의 서독 헌법에서 ‘die freiheitliche demokratische Grundordnung’을 차용하면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고 잘못 번역한 것이다. 이를 정확하게 번역하면, ‘자유롭고 민주적인 기본질서’라는 뜻으로, 우리가 지금껏 세뇌당한 ‘자유민주주의’와는 그 뜻이 전혀 다르다.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자유롭고 민주적인 기본질서’를 “모든 폭력적 지배와 자의적 지배를 배제하고, 그때의 다수의 의사와 자유 및 평등에 의거한 국민의 자기결정을 토대로 하는 법치국가적 통치질서”라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 헌법재판소도 “일인독재 내지 일당독재를 배제하고 다수의 의사에 의한 국민의 자치, 자유·평등의 기본원칙에 의한 법치주의적 통치질서”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자유민주적 기본질서’가 처음 명시된 유신헌법 시절에는 오히려 국민에 대한 구속과 탄압이 성행했다. 대통령 선출도 간선으로 뽑았으며, 국회의원 1/3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일인독재 내지 일당독재체제였다. 경제체제에서도 산업에서의 원재료 값은 물론 공산품의 가격과 심지어 목욕비·이발비 등 서비스 가격까지 정부 공시를 통해 철저히 통제해 시장경제에서 자유는 보장되지 않았다.
특히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마치 북한의 ‘사회주의’와 대립되는 개념으로 국민들을 세뇌시켜 현재에도 ‘자유’에 대한 개념이 우리나라에서만 ‘사회주의’의 반대 개념으로 달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정확히 말해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는 상반되는 개념이다. 자유주의 이념은 개인주의적이고, 개인과 정부와의 관계에서 정부의 힘을 제한하는 것에 초점을 두지만, 반대로 민주주의는 다수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원리로 집단주의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자유민주주의’라는 뜻은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결합된 정치원리로, 권력의 분리와 감시를 지향하는 공화제 틀 안에서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헌법을 세우고 민주적 절차 아래 선출된 대표자들이 국민주권주의와 입헌주의의 틀 내에서 의사를 결정하는 체제를 말한다.
특히 민주주의는 전제군주제와 상반되는 개념으로 민주주의 단어에는 Liberty의 자유와 평등이 함께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이유로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회에서 ‘자유’라는 단어가 오인되어 사용되고 있으니 이를 삭제하자는 취지이다.
만일 우리 헌법에서 통일에 있어 북한식 사회주의체제를 반대하는 것을 명시하고 싶다면, 해당 조항에 “북한식 사회주의체제를 거부한다”라고 명시하면 된다. 더욱이 북한은 사회주의체제가 아니라 김일성이 주창한 주체사상을 그 근원으로 하고 있으며, 마르크스-레닌주의는 이미 1972년 포기를 선언했다. 때문에 우리나라로서 현재 유럽국가의 사상과 정치·경제·사회·문화 시스템의 근원이 되는 유럽식 사회주의사상을 받아들이지 않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
이러한 이유로 오인을 받고 있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는 ‘자유’를 삭제하고 ‘민주적 기본질서’로 개정되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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