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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칼럼

[박장호 칼럼] 김병준 신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붙여

[392호] 입력ㆍ발행 : 2018-07-17

자유한국당이 6.13지방선거 참패로 당을 수습할 비상대책위원장에 노무현 대통령 청와대 정책실장을 역임한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를 어제(16) 내정했다. 자유한국당은 오늘(17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당헌·당규에 따라 김 위원장을 인준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은 내년 전당대회까지 임기가 보장된 사실상 임기제 당대표를 맡게 되었다.
김 위원장은 경북 고령군 덕곡면 후암리 출신이다. 군대도 고향인 덕곡면 예비군 중대에서 방위병으로 복무했다. 고령초등학교 입학 후 대구로 전학·이주해 대구상고와 영남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한국외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와 미국 델라웨어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고 강원대학교 행정학과를 거쳐 국민대학교 행정학과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김 위원장은 노무현의 사람으로 통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1993년 설립한 지방자치실무소와 인연을 맺고 연구소의 소장을 거쳐 이사장까지 맡았다. 당시 안희정, 이광재 등이 연구원으로 있었다. 안희정 전 지사는 실무소의 재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7년 설립한 생수판매회사를 통해 불법정치자금 3.9억 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김 위원장은 민선자치가 시작된 1995년부터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지방자치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지방자치와 지방분권 분야에서 활동했다. 2002년 대통령선거에서 노무현 후보의 정책자문단 단장을 맡아 정책캠프를 운영했다. 이후 대통령직 인수위원(정무분과 간사위원)을 거쳐 2003년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과 2004년 6월부터 2년 동안 청와대 정책실장을 맡아 노무현 정부 정책 총괄책임자로서 활동했다. 2007년 7월에는 부총리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에 내정되었으나 논문 표절 논란과 각종 의혹으로 결국 1달 남짓 만에 장관직을 그만두고 다시 대통령 정책특보겸 정책기획위원장으로 청와대로 복귀해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까지 함께 했다.
이후 행적은 논란이 되고 있다. 2007년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과정에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설득으로 민주당을 탈당해 박근혜 캠프에 합류한 함승희 전 의원이 만든 박근혜 싱크탱크인 ‘포럼 오늘과 내일’(포럼오래)에서 김 위원장이 정책연구원장을 맡아 사실상 운영했기 때문이다. 포럼오래 출신들이 박근혜 정부에서 정계진출 및 보은인사를 받았다는 것에서 관계가 무관하다고는 볼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2008년 5월 포럼이 만들어진 이후 주요 행사마다 빠짐없이 참석할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 함승희 전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3년 동안 강원랜드 대표이사로 보은을 입었으며, 이 밖에도 강석훈 청와대 경제수석을 비롯해 이완영·김도읍·박덕흠·김석기 의원도 포럼오래 출신이다. 이 외에도 김행 청와대 대변인, 백승주 국방부 차관, 유영제 중앙공무원교육원 원장, 박효종 방송통신심의위원장, 김주남 국가브랜드진흥원장 등 다수의 회원이 공직에 진출했다. 김 위원장과 이완영·김석기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이 있는 영남대학교 동문이기도 하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건이 터지고 정국수습책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국무총리로 내정한 것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진박 감별논란이 불거진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당선인 총회에 초청되어 특강을 하기도 했다. 올해 초에도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 초청으로 특강을 했다.
이러한 이유로 김 위원장이 노무현 대통령의 청와대 정책실장 출신이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로 내정된 것과 이번에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된 것이 뜻밖이라는 반응은 아니다.
현재 김 위원장은 현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다. 친노와 친문은 다르다며, 인권, 평화, 상생, 균형 등 많은 가치를 공유하고 있지만 국가 운영과 관련된 기본철학과 행위패턴 등 매우 근본적이고 기초적인 것에서부터 시작해 정책 등으로 구체화될수록 더 큰 차이가 있다고 주장한다. 노 대통령은 개방과 시장압력을 통해 산업구조조정을 하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시장의 기능을 중시했으며, 공동체를 살려야 한다는 신념이 강했고 이를 분권과 자율의 기반을 강화하는 것을 평생의 업으로 삼았다고 평가하는 반면, 친문은 한미 FTA 문제에서 보듯이 시장 기능에 대해 소극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분권과 자율의 문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며 적극적인 의사표시나 입법행위가 부족하여 그만큼 시장이나 공동체보다는 국가 부분에 더 의존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시장”과 “자율”을 강조하며 “문재인 정부야 말로 국가주의의 온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문제에 대해서도 비관적이다. 종업원 임금을 시장가격 이상으로 올려주면 결국 고용을 줄일 수 밖에 없다며, 줄어든 고용이 다른 부분으로 흡수되지 않는 한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와 노동시간 단축을 비롯해 대기업의 사내유보금 문제 등에 대해서도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법인세 세율 인상에 대해서도 세계적 추세와 반대로 가고 있다며 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고 있으며,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일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잘못되었지만 국가간의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입장으로, 현 정부의 한일 위안부 협상 폐기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현 정부에 대해 심지어 “천박한 이념에 기반한 패거리 정치와 대중영합주의가 나라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현 정부여당이 ‘시장’과 시민사회의 ‘자율’을 존중하기 보다는 국가권력을 통해 무엇을 해보겠다는 국가주의적 경향이 강하고, 대중의 요구에 영합하는 대중영합주의적 성격도 가진다며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러한 김 위원장의 행보 및 현 정부에 대한 평가가 자유한국당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어 비대위원장으로 영입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김 위원장의 주장은 미국에서 공부한 ‘시장 만능주의자’의 전형적인 주장과 같다. ‘시장’의 기능을 강조하며 ‘자율’에 맡기되 정부는 산업구조를 혁신해 경제성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고전경제학에서도 이상적인 이론에 불과할 뿐이다. 이를 수정한 신고전학파 또는 신자유주의는 이미 각국에서 폐기처분되었거나 수순에 있는 사상이다. 김 위원장이 청와대 정책실장으로서 추진한 각종 규제 개혁은 신자유주의를 주창하는 대기업의 입맛에 맞는 정책에 불가했으며 이로 인한 사회양극화는 극대화 되었다. 오죽했으면 참여정부를 삼성공화국이라고 국민들이 불렀겠는가. 김 위원장의 주장처럼 참여정부 당시 각종 경제지표는 호전되었다. 그러나 그 몫은 특정계층에 집중되었을 뿐 대다수 국민들에게 그 파이가 돌아가지는 않았다. 참여정부의 성과를 평가함에 있어 성공적인 결과도 많았지만, 김 위원장이 추진한 각종 경제정책은 실패했다. 때문에 노무현의 적장자로 불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정책만큼에서는 노무현 정부의 정책과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소외되었다고 현 정부를 비판하며 자신이 실패한 정책들을 강요하는 것이야 말로 적폐이다. 더욱이 사망선고를 받은 자유한국당을 다시 일으키겠다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은 김 위원장의 권력욕이 두렵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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