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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장호 칼럼] 소득주도성장이 잘못이 아니라 경제주체의 잘못이다

[396호] 입력ㆍ발행 : 2018-08-21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와 정부 경제팀에) 고용문제 해결에 직을 걸라”며 고용정책 결과에 대해 질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부는 고용위기 해소를 위해 좋은 일자리 늘리기를 국정의 중심에 놓고 재정과 정책을 운용해 왔지만 결과를 놓고 보면 충분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신규 취업자가 전년 대비 5000명 증가하는 데 그친 결과를 두고 이를 지적한 것이다.
청와대가 운영 중인 일자리 상황판에 따르면, 2018년 7월 기준 전년동월비 고용률은 67.0%로 0.2% 감소, 실업률은 3.7%로 0.3% 증가, 청년실업률은 9.3%로 동일, 비정규직 비중은 32.9%로 0.1% 증가했다. 그나마 호전적인 지표는 취업자수가 2,708만명으로 0.5만명 증가한 것뿐이다.
이를 두고 야당과 일부 언론에서는 현정부 들어 일자리 예산 54조원을 투입했지만 고용시장은 ‘참사’ ‘재앙’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참담하다며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한계를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1호 공약’으로 내세운 현 정부의 경제정책은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통한 소득주도성장으로 가계소득을 늘려 경제 성장을 유도한다는 기조이다.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정하성 정책실장은 올해 연말까지는 성과가 날 것이라며 정부를 믿고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지만 여권과 정부 내에서도 정책에 변화를 줘야 하지 않느냐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새 정부들어 1년 3개월간의 성적으로는 물론 부족하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시장의 충격도 분명히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소득주도 성장의 정책기조를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짚어봐야 한다.
고용의 주체는 기업이다. 정부는 기업이 노동자를 많이 고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해 주고, 기업이 이를 따른다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한눈에 보는 기업가정신 2017’ 자료를 보면, OECD 국가와 비교해 한국 대기업은 고용을 적게 하고, 수익을 노동자에게 거의 최저 수준으로 보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자 250명 이상인 한국 대기업의 고용 비중은 전체의 12.8%로, 이는 조사 대상 OECD 37개국 중 그리스(11.6%) 다음으로 낮게 조사되었다. 대기업이 한국 경제 총부가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6%에 이른다는 것을 감안하면 대기업 위주의 ‘고용 없는 성장’이 심각한 수준이다.
대기업이 총부가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6%로 한국과 똑같은 미국의 고용 비중은 58.7%로 한국의 4.5배이 이른다. 한국보다 대기업 총부가가치 비중이 낮은 일본(50%)도 고용 비중은 42.7%로 한국보다 3.7배 높다.
미국의 올해 7월 청년실업률은 5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유럽의 전체 실업률도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한국의 실업률이 높은 것은 대기업의 고용 비중이 낮은 것에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는 소득주도성장과 함께 혁신성장, 공정경제이다. 특히 공정경제는 이러한 대기업의 전횡을 바로 잡자는 의미도 담겨있다. 그동안 대기업은 정부의 각종 지원 등을 통해 사내유보금이 사상 최대가 되도록 이익을 챙겼다. 그 이익을 중소기업 등과 나눠 상생하는 이른바 ‘낙수효과’를 기대하였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동안 한국의 기업들은 수출주도형 경제구도라는 미명하에 생산비를 낮추기 위해 저임금과 중소기업 하청으로 몸집을 줄였다. 그러나 노동자에 대한 저임금은 소비능력이 떨어져 국내경기는 침체되었으며 중소기업과의 불공정거래로 인해 중소기업 역시 성장하지 못했다.
한국의 전체노동자 중 250명 이상을 고용한 대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10명 중 1명에 불과하다. 50인 이상 기업은 32.1%뿐이다. 10명 중 7명은 50인 이하 중소기업에서 일을 한다.
무엇보다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가 컸다. 한국의 중소기업(10~19명) 노동자 임금은 대기업의 41.3%에 그쳤다. 조사 대상 30개국 중 멕시코(38.2%)를 제외하고 가장 격차가 크다.
이 조사결과에서 나타나듯이 그동안 대기업 위주로 질주해온 한국 경제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
때문에 대기업의 직접 고용 확대, 대·중소기업간 양극화 해소, 기업·가계 간 소득격차 해소 등 한국 경제의 체질개선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모든 일에는 인과관계가 있다.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경제정책 기조로 세우면서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만 내세운 게 아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건설근로자 고용개선법 등 혁신성장 및 공정경제와 관련하여 수많은 법률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관련 법률안은 국회에 발목이 잡혀있는 상태에서 정부에 대해 결과만 내어 놓으라고 다그친다고 해결된 사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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