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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칼럼

[박장호 칼럼] 제572돌 맞은 한글날에 붙여

[401호] 입력ㆍ발행 : 2018-10-09

얼마 전 종영된 tvN 드라마 ‘미스트 션샤인’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외세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투쟁한 의병들의 활약에 감동과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는 게 시청자들의 소감이다.
드라마는 신미양요(1871년) 때 미국으로 건너간 한 소년이 미국 군인이 되어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며 겪는 일대기이다. 드라마의 여주인공 고애신이 처음 배웠다는 gun(총), gloria(영광), sad ending(슬픈 결말)의 세 단어는 드라마를 함축한다.
“빼앗기면 다시 되찾으면 되지만, 스스로 내어주면 되돌릴 수 없다”는 극중 주인공의 대사는 불꽃처럼 타오르며 기꺼이 생을 마감한 이름 없는 의병들의 신념을 대변해 주고 있다.
극중 대사처럼 임진년 의병이었던 자의 자식들은 을미년의 의병이 되고, 또 그의 자식들은 일제치하에서 의병이 되어 조국 독립을 위해 홀연히 사라졌지만 정작 우리는 그들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남북전쟁(1865년) 이후 해외에서 벌인 첫 전쟁이 조선과의 전쟁(신미양요)이다. 미국은 당시 전사자의 이름을 기념관에 새겨 현재에도 기억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우리의 현실은 부끄럽기 그지없다.
오늘은 훈민정음 반포 제572돌을 맞는 한글날이다. 한글은 우리민족의 위대한 문화유산이자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기록유산이다. 일제가 창씨개명까지 단행하며 우리글을 말살하고자 했지만 끝끝내 지켜낸 우리의 정신이다.
그러나 우리글에는 여전히 일제의 잔재가 남아있다. 일상에서 사용되는 ‘엑기스’, ‘납골당’, ‘곤색’, ‘시말서’ 등 일본식 표현은 차치하더라도 민법 등 법률용어 속 일본식 표현은 일반 국민들로서는 이해조차 하기 힘들다. 법률전문가가 아니고서는 법원의 판결문조차 100% 이해하기 힘들 정도이다.
‘진술최고서’의 ‘최고’를 ‘촉구’로 이해하는 일반국민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판결문에 ‘가사’, ‘파기’, ‘환송’, ‘민수용’, ‘등초’, ‘촉탁’, ‘모인’, ‘계인’, ‘계리’, ‘저치’, ‘제각’, ‘건정’, ‘무인’, ‘일부인’, ‘기왕증’, ‘체임’, ‘영치’, ‘주말여부’, ‘적극, 소극’, ‘자하다’ 등 수많은 일본식 법률용어가 현재에도 사용되고 있다.
이 같은 일제의 잔재는 대한민국 정부수립 후에도 친일부역자들에 의해 일본식 체계를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이다.
여전히 청산되지 못한 친일부역자들이 정·재·학계를 주름잡는 대한민국.
일제로부터 국권은 독립했지만 일제가 그토록 말살하고자 했던 우리의 정신은 온전히 독립되지 못한 상태인 것이다.
드라마 ‘미스트 션샤인’에서는 극중 배우들이 사용하는 일부 단어에 자막을 달았다. 우리말이지만 일본식 표현 등으로 대체되어 현재는 잘 사용하지 않아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단어에 대한 설명을 부연한 것이다.
100여 년 전의 민중들이 사용한 단어조차 부연 설명이 필요한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그 시대 의병들이 그토록 꿈꿨던 대한민국인지 깊이 생각하게 하는 한글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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