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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장호 칼럼] 누더기 ‘가야문화권 개발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340호] 입력ㆍ발행 : 2017-06-06

문재인 대통령이 ‘가야사 연구·복원’을 국정과제에 반영하도록 지시해 고령을 비롯한 가야문화권 지자체가 환영하고 있다. ‘가야사 연구·복원’은 대선 공약에 포함된 ‘가야문화권 개발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의 주요 골자로, 국회에서의 법안 통과 및 정부의 지원이 뒤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가야사 연구·복원’은 문 대통령의 지역공약 중 제일 먼저 추진하는 공약이다.
‘가야사 연구·복원 사업’ 추진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가야문화권 시·군 상호간의 공동발전과 영·호남의 지역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고령군의 주도로 2005년 6월 창립한 ‘가야문화권 지역발전 시장·군수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당시 영·호남 10개 시군으로 출범했으며, 현재 대구 달성, 경북 고령·성주, 경남 고성·의령·함양·창녕·산청·거창·합천·함안·하동, 전북 남원·장수, 전남 순천·광양·구례 등 5개 시도 17개 시군이 가입하고 있다. 의장은 가야연맹체의 맹주 대가야의 고도 고령군이 창립 당시부터 맡고 있다.
이후 협의회는 2013년 10월, ‘가야문화권 개발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추진을 의결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착수했다. 2015년 4월 국회의원회관에서의 공청회를 통해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홍보했으며, 같은 해 7월 의장 시군인 고령군의 지역구 국회의원인 이완영 의원이 대표발의 했으나 임기 만료로 폐기되고, 2016년 6월 이완영 의원이 재차 대표발의해 현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고령의 입장에서는 가야문화권과 관련한 사업이 다각도로 이루어져 ①가야문화권 특정지역 지정 사업 ②경상북도 3대 문화권 사업 ③가야문화권 개발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등으로 나누어 이해할 필요성이 있다.

먼저 ‘가야문화권 특정지역 지정’은 김대중 정부 때 김해시가 인근 4개 시군과 함께 국책사업에 선정되어 ‘가야사 연구·복원’에 1290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은 것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2004년 고령군이 영남북서부 가야문화권 관광개발 계획수립을 구상으로 인근 시군인 달성·성주·합천과 함께 공동으로 추진한 것이 시작이다. 이 사업은 ‘지역 개발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기초한 것으로, 이후 협의회가 구성되어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10개 시군(고령·성주·거창·산청·창녕·합천·함양·달성·장수·남원)이 3억 원의 예산으로 가야문화권 특정지역 지정 개발구성 용역을 발주했다. 당시 정부는 가야문화권을 비롯해 신라·지리산·강원영북·충북중원 문화권 등 5개 권역에 대한 특정지역 지정 및 개발 계획을 수립 중이었으며, 이에 따라 2007년 4월 용역을 발주해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 12월 완료하게 된다.
그러나 특정지역 지정은 중복될 수 없다는 정부의 지침에 따라 산청·함양·남원·장수는 가야문화권에서 배제되어 지리산문화권에 포함되었으며, 의령이 새롭게 가야문화권에 포함되어 7개 시군으로 2010년 12월 최종 지정되었다. 당초 고령군은 12개 사업 3,792억 원(국비 3,012, 지방비 765, 민자 16)이 편성되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에서는 국책사업으로 진행된 특정지역 사업이 이명박 정부들어 광특회계 시도자율편성 사업으로 변경되어 국책사업이 아닌 시도사업으로 전락했다. 이에 따라 사업규모는 대폭 축소되었으며, 고령군의 사업은 경상북도에 전과되어 현재에도 사업비 확보는 불투명하다.
가야문화권 특정지역 지정 사업으로 진행한 대표적인 사업이 90억 원(당초 150억 원)을 들어 건설한 대가야읍 회천변 목책교이다. 이 외의 사업들은 사실상 폐기된 상태이다.

다음으로, ‘3대 문화권사업’은 경상북도가 제안해 이명박 정부 30대 선도 프로젝트에 선정된 사업이다. ‘3대 문화권사업’은 경북의 유교·불교문화권과 함께 가야문화권을 포함하는 것으로 고령·성주·상주 등이 대상이 되었다. 당시 경상북도는 10년간의 민주정부 후 TK정권이 들어섰다며 고무되었다. 당초 고령군이 제안한 사업비에 대해서도 “정권이 바뀌었는데 이 정도 밖에 제안하지 못하느냐”며 경상북도로부터 면박을 받았다고 한다.
이러한 경상북도의 요청으로 고령군은 2008년 11월 ‘가야문화권 광역관광개발사업 기본구상 및 타당성 조사’ 용역을 경북대학교 문화산업연구소에 의뢰해 2009년 4월 ‘가야문화권 광역관광 개발사업'과 관련 3개 사업 2조 8,050억 원을 신청했었다.
그러나 이 사업 역시 국책사업이 아닌 광특회계 시도자율편성 사업으로 지정되어 결국 ‘가야국역사루터재현사업’ 하나만 확정되었다.
대가야읍 안림천변 일원에 대가야생활촌 등과 장기리 암각화 공원 조성 등을 조성하는 ‘역사루트재현 및 연계자원개발 사업’은 573억 원(국비 401.1, 도비 57.57, 군비 120.33)이 최종 편성되어 현재 진행 중에 있다.

마지막으로, ‘가야문화권 개발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은 이명박 정부들어 2013년 10월, 협의회가 특별법 추진을 의결함으로써 추진되었다.
‘특별법’의 내용은 가야문화권의 문화유산을 발굴·복원·정비하고, 가야문화권을 통합적 광역 관광기반으로 조성함으로써 문화융성을 통한 소통·교류와 지역경제 활성화 및 국가균형발전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이 특별법은 지난 19대 국회에서 소관위원회 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당시 이 특별법안의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지역 개발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거점지역형 지역개발사업(특정지역 지정 사업)이 가야문화권을 비롯해 8개 지역에서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야문화권에 대해서만 별도의 근거법률을 제정하고 추가적인 특례를 규정하는 것은 형평성상 문제가 있다는 지적과, 현재 가야문화권 지역개발사업이 지연되는 이유는 행정적·재정적 특례 규정이 부족한 것보다는 국비 지원이 부진한 것에 기인한 것으로,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법률안의 정의규정 등의 오류에 대해 사업성격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동·서·남해안 및 내륙권 발전 특별법’의 정의규정을 차용하면서 발생했다고 지적하며, ‘지역 개발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참고하여 문구를 조정할 것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법률안 조문간 및 타 법률간의 부합문제와 국고보조금의 편성·교부 방식에 대해서도 관련법에 맞게 변경할 것을 권고했다.
결국 특별법안이 이전에 확정된 ‘가야문화권 특정지역 지정’과 중복된다는 의견과 법률안 자체에 대한 오류에 대해 수정을 요구한 것이다.

그럼에도 이완영 의원은 이번 20대 국회에서 기존의 특별법안을 글자 한자 고치지 않고 그대로 발의했다.
20대 국회 법률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지역 개발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시행중인 가야문화권 특정지역 지정 사업의 추진이 2014년부터 2016년 10월까지 계획 대비 6.8%인 617억 원만 투입되어 사업추진이 부진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함께 19대 국회의 검토보고서에서 지적된 사항을 그대로 인용했다.
특히, 국회예산정책처는 이 법률안의 비용추계서에 대해 미첨부사유서까지 제출하며 법률안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법률안이 선언적이고 권고적인 형식으로 규정되는 등 기술적으로 추계조차 어렵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협의회 시군 중 ‘가야문화권 특정지역 지정범위 및 개발계획’이 이미 수립되어 시행되고 있는 지역을 제외한 경남 4개소(고성, 함양, 산청, 하동), 전남 3개소(순천, 광양, 구례)와 전북 2개소(남원, 장수) 총 9개소에 대한 개발계획 용역도 요구되고 있다.
이를 종합하면 법률안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확정된 ‘가야문화권 특정지역’ 사업과의 관계를 규정해야 한다. 당초 고령군의 주도로 야심차게 추진되어 현재 7개 시군이 가야문화권 특정지역으로 지정 되었지만 이로 인해 추진된 사업은 대가야 목책교 건설 한 건 뿐이다. 나머지 사업들에 대해서는 국비 지원이 불투명함에 따라 사업자체가 이미 자초되었음에도 특정지역 지정 사업에 묶여있어 오히려 발목이 잡힌 꼴이다. 때문에 기존 특정지역 지정을 포기하고 특별법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국비 지원을 기다리며 특정지역 지정을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서 결정해야 한다.

특별법안의 방향을 특정지역 지정 사업의 추진을 위해 근거를 마련하는 것에만 국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러한 결정을 위해서는 우선 특정지역 지정 사업들에 선정된 개발 사업을 계속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는 특별법 제정을 특정지역 지정 사업과 별도로 진행하는 방법이다. 개별 시군에 대한 개발 사업이 아니라 가야문화권 전체를 포괄하는 범위로 확대시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는 방법이다. 기존에 추진된 특정지역 지정 사업과 특별법안은 관광지 조성 등 시설물 위주의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어, 연구·복원과 같은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변경하는 것을 말한다. 특별법안의 명칭도 ‘가야사 연구·복원에 관한 특별법’으로 고쳐 이에 맞게 새롭게 특별법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
필자는 가야문화권의 동질성을 확립하는 연구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음식, 식재료, 의복, 놀이, 장례문화 등의 독특한 생활양식을 조사·발굴해 이 지역만의 문화를 집대성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임나일본부설의 실체 및 위치와 영향 등에 대한 연구를 통해 한일간의 역사 재정립의 기초로 활용할 필요성도 요구한다. 또한 대가야의 궁성지 발굴조사를 비롯해 각 가야의 실제를 규명하는 연구도 뒤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연구를 기반으로 가야가 고대국가로 발전하였음을 규명해 4국시대론을 확립하는 것도 과제이다.
셋째는 협의회 17개 시군 중 가야문화권 특정지역 지정에 포함되지 않은 시군에 대한 고려이다. 현재 지리산문화권의 경우 추진은 되었지만 지정조차 되고 있지 않아 이를 폐기하고 가야문화권으로 통합하는 방법과 기존의 특정지역 지정 사업은 그대로 추진하며 특정지역에 지정되지 않은 시군만을 대상으로 용역을 발주해 별도의 사업으로 진행하는 방법 등이 있을 것이다. 보다 쉬운 방법은 17개 시군의 특정지역 지정을 모두 해지하고 특별법을 통해 새롭게 전역을 지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넷째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정과제로 채택된 ‘가야사 연구·복원’에 대해 정부가 고민해서 결정하도록 위임하는 방법이다. 특정지역 지정 사업에 대한 국비 지원도 새정부의 정책기조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특별법 제정을 비롯해 이와 관련이 있는 특정지역 지정 사업까지 모두 정부에 위임해 최선을 방법을 찾아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에 이완영 의원이 대표발의 한 법안은 폐기하고 정부의 안으로 새롭게 마련해 제출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협의회가 함께 구성된 협의를 위한 위원회 발족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가야사에 대한 연구·복원이 새정부의 국정과제로 채택된 만큼, 대가야 고령을 비롯한 영호남 17개 시군이 이번 기회를 제대로 살려 지역의 정체성 확립은 물론 지역발전까지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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