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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상식] 스스로 범죄를 범한 자가 긴급피난을 할 수 있는지

[343호] 입력ㆍ발행 : 2017-06-27

<질문>
甲은 乙女를 성폭행 하려다가 미수에 그쳤지만, 乙이 반항하면서 甲의 손가락을 깨물자 甲이 손가락을 비틀어 잡아 뽑다가 乙의 치아를 손상시켰습니다. 이 경우 甲은 어떠한 죄명으로 형사책임을 지게 되는지요?
<답변>
「형법」제297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부녀를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301조는 “제297조 내지 제300조(미수범)의 죄를 범한 자가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甲이 乙의 치아를 손상시킨 것이 위법이라면 강간죄가 아닌 강간치상죄가 문제될 것입니다.
그런데「형법」제22조 제1항은 긴급피난(緊急避難)에 관하여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정당방위와 긴급피난의 차이는 정당방위는 부정한 침해에 대한 방어행위임을 요하나, 긴급피난의 경우에는 현재의 위난만 있으면 족하고, 부정한 침해가 있는 것을 요하지 않는 점에 있습니다.
어느 행위가 긴급피난에 해당되어 처벌되지 않으려면 ①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이 존재하여야 하고, ②위난을 피하기 위한 행위이어야 하며, ③피난행위가 상당한 이유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위난의 원인은 묻지 않으며 또한 그것이 사람의 행위에 의한 것이든 자연에 의한 것이든 불문하며, 피난행위란 현재의 위난을 모면하기 위한 일체의 행위를 말합니다. 긴급피난의 상당한 이유 즉, 상당성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①피난행위가 위난에 빠져 있는 법익을 보호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어야 하고(보충성의 원리), ②긴급피난에 의하여 보호되는 이익이 침해되는 이익보다 커야 하며(균형성의 원리), ③피난행위가 위난을 피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어야 합니다(적합성의 원리).
그러나 민법상의 긴급피난에 관하여 판례는 “민법 제761조 제2항 소정의 ‘급박한 위난’에는 가해자의 고의나 과실에 의하여 조성된 위난은 포함되지 아니한다.”라고 하였습니다(대법원 1975. 8. 19. 선고 74다1487 판결, 1981. 3. 24. 선고 80다1592 판결). 또한, “강간 등에 의한 치사상죄에 있어서 사상의 결과는 간음행위 그 자체로부터 발생한 경우나 강간의 수단으로 사용한 폭행으로부터 발생한 경우는 물론, 강간에 수반하는 행위에서 발생한 경우도 포함하고, 피고인이 스스로 야기한 강간범행의 와중에서 피해자가 피고인의 손가락을 깨물며 반항하자 물린 손가락을 비틀며 잡아 뽑다가 피해자에게 치아결손의 상해를 입힌 행위를 가리켜 법에 의하여 용인되는 피난행위라 할 수 없다.”라고 하였습니다(대법원 1995. 1. 12. 선고 94도2781 판결).
따라서 위 사안에서 甲은 강간치상죄로 처벌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법률구조공단 고령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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