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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했던 4일간의 기록... ‘제3부지’거론에서 최종 요청까지

[301호] 입력ㆍ발행 : 2016-08-23

지난 17일, 한민구 국방장관의 성주 재방문을 계기로 성주사드배치 투쟁은 새 국면을 맞았다. 당초 정부와의 대화 창구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국방장관과 투쟁위원회의 간담회 자리였지만, 투쟁위원 한 명의 돌출발언이 빌미가 되었다.
양봉협회 성주지부장 A씨는 “사드배치는 해야 합니다. 다른 지역을 검토할 수 있는 과제를 만들어 오십시오. 제3부지라고 명명할까요”라고 국방장관에게 말해 참석한 투쟁위원들로부터 강한 저지를 받아 발언을 마무리 짓지는 못했으나, 이를 이어 받은 이완영 의원이 ‘제3부지’ 논란을 가중 시켜 간담회는 파행되었다(관련기사 7면).
결국 이 의원의 발언은 투쟁위의 공식입장이 아니라는 것을 명확하게 하며 ‘제3부지’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하루 뒤인 지난 18일, 국방장관과 투쟁위원회간의 간담회를 성주군민에게 보고하는 자리에서 ‘제3부지’ 논란은 본격화 되었다. 이날 간담회는 하루 전(17일) 비공개로 진행된 투쟁위원회와 국방장관간의 간담회에서 나눈 얘기들을 군민들에게 전달하고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그러나 한민구 국방장관이 무슨 얘기들을 했으며 투쟁위원회에서는 어떠한 대응을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보고하지 않은 채, 투쟁위원회 사회자는 ‘제3부지’에 대한 찬반 의견청취를 이어갔다.
‘제3부지’도 성주 내를 말하는 것으로, ‘성주 내 제3부지(까치산, 염속산, 롯데CC)를 국방부에 제안 할 것인가?’를 두고 투쟁위원회에서 논쟁의 자리를 만든 것이다.
이날 ‘제3부지 건의’ 찬성을 주장한 몇몇 군민들은 간담회가 열리기 2시간 전부터 성주군청 대강당 앞자리를 차지했다. 그들은 미리 준비한 페이퍼를 읽는 등 사회자의 보호 하에 발언을 이어갔다. 그러나 반대를 주장하는 대다수 군민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발언을 마무리하라며 사회자가 독촉하기도 해 투쟁위원회의 진정성을 의심케 했다.

마치 이를 기다렸다는 듯 19일 언론에서는 “격한 논쟁”, “팽팽한 갈등”, “군민 분열” 등의 수식어를 쓰며, 전날 간담회에서 성주군민들의 ‘제3부지’ 찬반 논쟁이 치열했던 것처럼 보도를 쏟아냈다. 대구의 한 유력 언론은 편향된 사회자의 지목에 의해 발언한 44명의 발언자 중 27명이 제3후보지 검토 의사를 밝혔다며 이날 간담회의 61%가 찬성했다고 “사드 제3후보지 ‘수용’쪽에 힘 실린다”라는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성주군민들은 짜인 각본처럼 투쟁위원회가 언론에 ‘내부적인 분란’으로 비춰지도록 빌미를 제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성주사드배치철회 투쟁위원회에서 성주 내 제3부지를 거론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간담회의 발언 전문을 살펴보면, 발언자 44명 가운데 15명만 제3후보지 검토 의견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22명은 ‘사드배치 철회’ 원칙을 고수했으며, 나머지 발언자들은 주민투표 등 기타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 되었다.
이날 저녁 성주군수는 촛불집회에 나와 ‘제3부지’ 건의에 힘을 모아 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김 군수의 발언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군민간담회에서 이런저런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군민의 목소리는 당연히 틀리게(다르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 양측에 선 사람들은 반대편에 선 사람들 의견을 존중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입니다.
여러분 그렇죠?
(군민들 대답 없음)
그렇지 않습니까?
(재차 물음에 군민들 반응 없음)
상대방 의견 무시해야 합니까? 그러면 자기가 주장하는 논리를 논리정연하게 설득력 있게 상대방한테 호소력 있게 설득을 시켜야 합니다.
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야유하고 욕하고, 비난하고 그러한 일은 성주군에 있어서는 안 됩니다. 의견은 어디에서 나오든 누구 입에서 나오든 존중되어야 합니다. 어쨌든 간에 여러 가지 군민들 의견이 분분해 지는 것에 대해서 군수는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의견이 한군데로 몰리지 않고…
제3의 장소 문제가 나왔으면, 그것 또한 투쟁위에서 검토하고 있습니다. 군민의 뜻을 투쟁위에서 잘 담아서 표출을 해주리라 생각합니다.
(군민들 군수의 발언에 항의)
여러분 제 말씀을 들어보세요. 제 말씀을 들어보세요. 우리군민이 한 군데로 뭉쳐야 됩니다. 그래서 투쟁위원회 분들이 군민의견을 하나하나 모으고 있습니다.”

김 군수의 이날 발언은 같은 날 있었던 주민간담회에서의 일부 주민들의 발언을 마치 많은 군민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호도해 촛불집회 참석자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다.

20일 투쟁위원회는 본격적인 ‘제3부지’ 건의 작업에 착수했다. 투쟁위원회는 대책회의를 열고 제3후보지 수용 여부를 두고 찬반 격론을 벌이다 결국 파행됐다. 성주군민들은 “투쟁위는 제3부지 논의를 중단하라”며 반발하며 회의실 앞에서 항의를 이어갔다.
‘제3부지’를 찬성하는 투쟁위원들은 ‘우선 성산포대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제3부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며, 반대하는 투쟁위원들은 ‘제3부지를 거론하는 순간 성주는 사드배치지역으로 확정될 것이기 때문에 제3부지를 거론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었다.
이날은 언론도 ‘제3부지’ 논쟁에 합류했다. 지역일간지 A사와 B사는 ‘제3부지 여론조사’를 실시했지만, 여론조사 내용과 방식을 두고 왜곡된 여론조사라며 성주군민들이 항의했다.(관련기사 7면)

21일은 ‘제3후보지 검토 의결’과 ‘발표 보류’ 등 성주사드배치 반대투쟁이 최대 국면을 맞은 긴박한 하루였다.
투쟁위원회의 이틀간의 대책회의에도 ‘제3후보지’에 대한 찬반 논쟁의 격해지자 이날 오후 투쟁위원회는 표결로 제3후보지 건의를 확정했다. 언론에 따르면, 참석자 33명 중 찬성 23명, 반대 1명, 기권 9명으로 ‘제3부지’ 건의가 의결되었다고 알려졌지만,

‘제3부지’를 반대하는 투쟁위원들은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반대를 표명한 투쟁위원들도 기권 처리하는 등 사회자의 독단은 계속되었다.     
이날 회의의 안건은 국방부가 공식적으로 성산포대 배치를 먼저 철회하고, 투쟁위가 직접 제3후보지를 언급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국방부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제3후보지를 발표하라는 안이었다.
또한 건의문의 문구를 두고 또 한 번 논쟁이 일자 확정되지도 않은 건의문을 들고 노광희(성주군의원) 투쟁위원회 홍보분과 단장이 군청 1층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노 단장은 “국방부는 부적합지인 성주 성산포대를 제외하고 적합한 부지를 행정적 절차를 거쳐 검토할 것을 건의한다”라고 건의문을 읽었다.
이에 성주군민들이 노 단장에게 강력하게 항의하며 투쟁위에 대해 해명을 요구했고, 결국 공동투쟁위원장 3명을 비롯한 투쟁위원들이 다시 군청 1층 현관으로 나와 주민들 앞에서 “노 단장이 발표한 내용은 무효”라고 다시 정정했다.
이에 대해 성주군민들은 노 단장의 해임을 요구했으며, 투쟁위도 검토를 거치지 않은 건의서를 발표한 노 단장에 대해 직책 유지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다음날인 22일 김항곤 성주군수는 기자회견을 갖고 국방부에 대해 ‘제3부지’ 건의를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김 군수는 기자회견 성명서에서 “8월 18일 군민간담회를 시작으로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대다수의 군민들이 꼭 배치를 해야한다면 ‘제3의 장소’를 희망하고 있으니, 국방부에서는 성산포대를 제외한 제3의 적합한 장소를 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글 박장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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