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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 가야는 불교국가… 고령과 불교가 함께 융성해야

[245호] 입력ㆍ발행 : 2015-05-18



부처님 오신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 사찰마다 연등을 밝히고 법회준비에 분주하다.
지난해 6월 고령군 관내 유서 깊은 사찰인 반룡사 주지로 부임한 원광스님을 만나 부처님 오신 날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원광스님 부임이후 반룡사에서는 일요법회를 새로 개설해 불교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대도시가 아닌 시골에서 일요법회를 여는 것은 드문 일로 신도들의 참석이 많아야 가능한 일이다.
반룡사에는 이전에 한달에 30~40여 명의 신도들이 법회를 가졌으나 원광스님 부임이후 120여 명으로 법회 참석자가 늘어났다고 한다.

- 김종현 기자

◈ 부처님 오신날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 2,600년 전 부처님이 처음 오셨을 때 인도의 상황은 다른 나라도 그렇겠지만 인간이 나약하기 때문에 절대 신이 운명을 결정한다고 보는 시기였습니다.
인도의 경우 브라만신, 기독교의 경우 여호와신을 믿는 것처럼 절대신에 의지하는 시대였습니다. 운명의 주인이 인간이 아니라 신이 운명의 주인이고 신에 종속돼 살아가는 것이 당연한 시절이었습니다. 이런 시기에 부처님 오셔 가지고 신이 아니라 인간이 운명의 주인이라고 선언하셨습니다. 2,600년 전에 이미 인간 존엄성을 처음 설파하는 위대한 가르침을 남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의 행불행을 그 당시에는 신이 결정한다고 생각했는데 부처님은 행복도 내가 만드는 것이고 불행도 내가 만드는 것이다,
행복과 불행을 스스로의 노력으로 이겨낼 수 있고 운명의 주인으로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음을 알려 주셨습니다.
◈ 요즘 같이 물질만능의 시대에 인간이 어떻게 살면 행복할 수 있을까요

- 부처님이 처음 오셨을 때 부처님의 신분은 왕자였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 비해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의 고통을 보고 자기도 완전한 행복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하고 다른 길을 간 것입니다. 부처님이 누렸던 물질적인 행복이라는 것은 요즘 사람들이 다 추구하는 바입니다.
이 시대 사람들은 다 왕자가 된다든지 사장이 된다든지 물질적인 여건이 다 갖춰져 있으면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절에 오는 사람들도 대부분 성취가 이뤄져야 행복해 진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욕구의 충족, 욕망의 충족이 이뤄지면 행복해 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욕망의 성취, 욕구의 성취는 미래의 일입니다. 지금 당장 성취되지 않으면 불안하고 불만족스럽습니다. 성취의 행복을 추구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그 행복도 추구하되 그것보다 바로 지금 행복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알아야 합니다.
성인들의 가르침은 지금 이대로의 현실을 긍정하는 만족 행복, 지족행복입니다. 그것은 미래의 일도 아니고 지금 이순간 내가 가진 것을 행복하다고 생각하면 제일의 부자다. 그래서 ‘지족제일부’, ‘지족제일행’이라고 하지요. 지금 만족하지 못하는 것은 욕심때문입니다.
암이 걸리고 나서야, 죽을 때가 되어서야 조금 아플 때, 조금 없을 때 그때가 좋았는데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부처님은 아무것도 가지지 않고 세상의 모든 것을 버렸지만 언제나 현실 그 상황에서 만족했기 때문에 일생을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현대인이 어렵다 어렵다하지만 생각이 어려운 것이지 마음을 내려놓고 보면 그렇게 어려운 상황이 아닙니다. 정신이 앞서가면 물질이 따라옵니다. 마음이 의연하고 잘될 것이다 생각하는 사람은 밝은 기운을 끌어 당길 것입니다.

◈ 불교가 나아갈 방향은 어떻다고 보십니까

- 진리라는 것은 바뀔 수 없지만 시대가 바뀌면 종교가 나아가는 방식은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불교는 음력위주의 신행을 하고 있는데 이는 양력위주로 움직이고 있는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찰에서 새벽 3시나 4시에 예불을 드립니다만 저는 새벽 5시에 예불을 올리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보통 밤 9시면 잠이 들고 새벽 3시, 가장 기운이 왕성하다는 인시에 일어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요즘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밤 늦게 잠을 잡니다. 반룡사가 수행하는 절이라면 3시 예불을 하겠지만 사회와 연결된 곳에서는 현대에 맞게 예불 시간을 조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도시사찰에서는 4시나 5시로 예불시간을 조정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직장 다니는 신도들을 위해서 지난 3월부터 매달 첫째주에 일요 가족법회를 오전 10시 30분부터 낮 12시까지 열고 있습니다.
불교신도들이 매주 절에 오기는 어렵습니다. 한달에 한번이라도 신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부처님의 가르침을 현대적인 언어로 바꾸어서 젊은이들이 알아듣기 쉽게 풀어서 알려주는 노력고 기울이고 있습니다.

◈ 다른 종교도 비슷합니다만 갈수록 성직자의 숫자가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비해 불교에서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요.

- 앞으로 20년 뒤에는 스님이 크게 부족할 것입니다. 출가를 하려는 사람들이 거의 없기 때문이죠.
조계종에서는 2년전부터 출가학교를 운영하고 월정사 단기출가학교도 있습니다. 50살이 넘으면 출가를 받아주지 않습니다만 젊은 엘리트들이 많이 들어와야 불교가 발전할 걸로 봅니다. 스님이 부족해지면 한명의 스님이 여러 절을 맡아서 하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신도들만 조직화되면 가능하리라 봅니다.

◈ 반룡사는 어떤 절인지 소개해 주시죠.

- 역사적 기록이 정확히 있지는 않지만 고령지역에 구전으로 내려오는 이야기로는 원효대사가 중창한 절이라고 합니다.
원효대사가 610년에 살았으니까 그 이전에 있었던 절이라면 1500년 된 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 있던 스님들이 합천 해인사를 창건했기 때문에 관룡사가 해인사의 큰 집이 되는 거지요.
천 년전, 500년 전 고령에 살던 선조들은 반룡사에 와서 기도를 하고 어려움을 견더내고 살았기 때문에 고령사람들에게는 마음의 고향, 어머니와 같은 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세월호 사태 등 정국이 여전히 어수선해 국민들의 마음이 불편합니다. 시국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대화를 할 때는 쌍방이 의견을 교환할 때는 자기 쪽의 주장만 강하게 내세우면 공동체가 화합하기 어렵습니다. 조금 서로 양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느 정부든 과거처럼 정통성이 없이 불법적으로 정권을 잡은 정부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대화를 하고 그래도 정부가 받아들이지 못한 다면 이 정도 선에서 그쳐야 되지 않느냐 생각합니다.

◈ 고령에 위치한 절이기 때문에 가야문화와 관련이 있을 걸로 보이는데요.

- 불교와 가야문화는 관련이 많습니다. 이번에 고령읍이 대가야읍이 됐는데 부처님이 성도한 땅을 ‘보드가야’라고 합니다. ‘깨달은 곳’이라는 의미지요.
금관가야의 김수로왕의 부인이 인도에서 온 허황옥입니다. 그때 같이 온 장유대사의 이름을 따서 김해 장유면이 있습니다. 김수로왕과 허왕비 사이에 난 일곱 왕자가 출가해서 성인이 된 곳이 쌍계사 위의 칠불사입니다. 가야는 불교와 뗄레야 뗄 수가 없는 곳인데 대가야읍으로 이름까지 바꾼 만큼 고령군에서 불교와 가야를 접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가야축제를 하는데 불교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미흡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가야는 불교국가이고 고령이 가야를 표방하는데 불교가 빠진 것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쌍림면이라는 이름도 불교와 연관시켜보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됩니다. 부처님이 돌아가신 곳이 쌍림입니다. 두그루 나무가 있는 곳에서 돌아가셨습니다. 고령의 쌍림면과 한자가 같습니다. 그래서 열반에 들어가신 것을 쌍림열반상이라고 합니다.
불교와 고령이 불연이 있다고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행정에서 불교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고령군과 불교계가 함께 융성하기를 바랍니다.

◈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나 강연 등 사회활동도 많이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특별히 많이 하고 있는 것은 없고 지난해 연말에 쌍림면에 쌀 22포대를 전달했습니다. 용연사 불교대학 학장을 맡고 있어서 강의를 나가고 반룡사에 불교대학 강좌를 개설했습니다. 몇 년전까지 하다가 없어진 것인데 제가 다시 매주 수요일 밤 7시부터 두시간 동안 불교를 처음 접하는 분들도 불교를 이해할 수 있도록 강좌를 만들었습니다. 사회활동보다 종교 본연의 일에 충실하려고 합니다.

한편, 원광스님은 불국사 승가대학을 졸업하고 불국사 승가대학 부교수, 동화사 총무국장, 송림사 주지 등을 역임하고 지난해 6월 반룡사에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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