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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노력의 결실로 하루하루 자라나는 애호박 농장, 고령읍 외리 구수하 씨 부부

[189호] 입력ㆍ발행 : 2014-01-21
부부의 정성과 사랑이 푸르게 익어가는 곳, 별이달이 농장



고령읍 외리에 흐르는 실개천 옆 둑길을 따라 걸어가면 구수하씨네 농장에 다다르게 된다. 개천에는 새들이 노니고 뒤쪽엔 나지막한 동산도 있어 대체적으로 아늑한 느낌이 들지만 넓게 펼쳐진 비닐하우스를 보면 그 규모에 입이 딱 벌어진다. 애호박으로 가득 찬 비닐하우스 10동과 부부가 머무는 컨테이너 하나, 바로 이곳이 구씨 부부의 새로운 직장이자 삶의 터전이다.

별이달이 농장에 도착하니 이제 막 수확을 시작하는 시기라 아직은 아주 많이 바쁘진 않다며 환한 얼굴로 맞이하는 구씨 부부와 함께 농장 지킴이이자 농장 이름의 주인공인 별이와 달이도 주인을 따라 반갑게 반겨준다.

귀농 한지 이제 딱 1년 차라는 구씨 부부는 대구에서 30년 넘게 살았다. 귀농 전 구씨는 운수업에 종사했고, 부인인 정씨는 30년간 서문시장에서 자신의 가게를 가지고 장사를 해 온 베테랑 상인이었다. 하지만 장시간 앉아있는 구씨의 직업 때문에 살이 찌면서 지방간 등 몸에 좋지 않은 병들이 겹쳤고, 예전부터 농촌에서 노후를 보내리라 노래하던 구씨였기에 귀농에 대해 알아보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부터 단숨에 들어올 생각은 아니었지만 때마침 고령에서 애호박 농사를 짓고 있던 부인 정씨의 친구가 자리가 난 비닐하우스를 알려줬고 그 참에 고령으로 이주하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에 가게를 놓기가 쉽지가 않았죠. 정말 위치도 좋은 자리였고 장사도 잘 되고 있었거든요. 우선은 제가 돕고 애들 아빠가 하는 식으로 하려고 했는데 와서 일을 보니까 혼자서는 힘들겠더군요. 그래서 가게를 접고 같이 뛰어들게 됐죠.”

도시에서 생활해 온 만큼 적응하는 동안 참 많이 힘들었다고 한다. 뜨겁지도, 춥지도 않아야 하는 애호박의 특성을 잘 몰랐기에 하우스안의 온도가 높아져 애호박이 시들시들해지기도 했고 겨울에는 추위로 인해 냉해까지 입었다. 게다가 상황마다 어떤 약을 얼마나 쳐야할지, 비료를 얼마나 줘야할지 가늠이 가지 않아서 기존에 애호박을 재배하던 다른 사람들에 비해 약값도 몇 배나 들었다고 한다. 이렇게 적응하는 과정이 너무나 힘들었던 까닭은 바로 ‘모르고’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실 농사가 이렇게 힘든 줄 몰랐어요. 시골에서 형님이 농사지어서 이것저것 보내주시면 받아먹을 줄만 알았지 그게 이렇게 힘들게 얻는 거라는 걸 몰랐죠. 책에서만 보고 넘어가던 생산과정을 직접해보니까 정말 다르더라고요. 조금이라도 더 알고 들어왔더라면, 들어와서도 친구에게 전적으로 의지하지 말고 여기저기 다른 사람들한테 물어보고 경작했더라면 이렇게 힘들진 않았을 거예요. “

다행히 작년 냉해피해로 인하여 올해는 군에서 냉해를 방지하기 위해 하우스 삼중파이프를 지원해 줬기에 올해부터는 냉해 걱정은 덜었다고 한다.

그리고 농촌의 일손 부족 문제도 구씨 부부를 힘들게 했다고 한다. 총 2400평의 농지 중 1800평에 심긴 애호박과 남은 땅에 심은 땅콩과 고구마 등의 여타 작물들을 초보농부 부부 둘이서 돌보기엔 힘에 겨웠고, 도와줄 일손을 구하려고 했더니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고 한다.

“애호박이 잔손이 많이 가서 끊임없이 사람의 손이 가야하는 작물이에요. 거의 하루 종일 붙어있어야 해요. 그런데 농촌에 일손이 부족하다 보니 일 도와주실 분 구하기가 여간해서 쉽지 않더라고요. 둘이서 일하다 보니 일 많을 땐 새벽 3~4시까지 일하다가 자러 들어가고 했어요.  그래도 다행히 지금은 좋은 분이 일손을 도와주시고 계세요.”

귀농 전엔 매일 헬스장에 다니며 운동을 했다는 부인 정씨이지만 애호박을 돌보기 시작한 이후엔 1년 내내 쉴 새 없이 애호박과 하루 종일 함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심지어 집까지 그리 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집에 갈 여유가 없어 컨테이너에서 지낸단다. 이렇게 밤낮없이 열심히 일한 덕분인지, 농촌의 맑은 공기 때문인지, 남편 구씨의 병들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고 한다.
“들어온 지 3개월 만에 애들 아빠가 11키로나 빠졌어요. 겨울 지나면서 2키로 더 빠졌고요. 살이 빠져서 그런지 주기적으로 병원에 가서 검사받아야 했던 부분들이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어요. 이제 간수치도 정상이래요. 늘 아프던 허리도 이제 괜찮아요. 정말 농사지으러 들어와서 온갖 고생 다했지만 건강 하나만큼은 확실히 되찾았어요.”
구씨 뿐만 아니라 아내 정씨 역시 장사를 하면서 인간관계와 금전적 부분을 신경쓰다보니 늘 달고 다니던 편두통과 잦은 위염, 소화불량이 없어졌단다. 매일 아침 5시면 애호박 하우스로 향해서 하루 종일 정신없이 일을 한다는 구씨부부지만 중간 중간에 잠깐씩 허리를 펴고 맡게 되는 맑은 공기가 이렇게 부부의 건강을 지켜준단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데 판매는 어떻게 하냐는 질문에 작목반에서 일체 해결해주기 때문에 전혀 걱정이 없단다. “고령에 진달래 작목반이라는 애호박 작목반이 있더라고요. 덕분에 판로가 확실해서 걱정이 없어요. 저희가 선별작업 해 놓은 애호박을 오전에 가져가면 오후 5시쯤 넘어서 휴대폰으로 오늘 시세까지 쫙 다 알려주더라고요. 따로 돈을 받으러 가거나 할 필요가 없으니까 정말 편하고 걱정 없죠.“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는 말처럼 부부의 노력의 증명하려는 듯이 별이달이 농장엔 호박꽃들이 보기만 해도 탐나고 건강해 보이는 애호박들을 한가득 품에 안고 있다. 이제 올해의 첫 수확을 하기 시작했다는 구씨 부부의 얼굴은 자라나는 애호박에 대한 기쁨과 앞날에 대한 설렘 때문인지 생기가 넘친다.
그간 갖은 힘든 일을 겪었던 구씨 부부인만큼 귀농하고 싶은 사람이 충분한 준비가 없으면 결코 귀농해선 안 된다는 조언을 남겼다.

“80%이상 알고 농촌으로 들어와야만 조금씩 배워가면서 농촌생활에 적응할 수 있지, 아무것도 모르고 맨땅에 헤딩하는 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직은 처음이라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농촌을 알아가고 있다는 구씨 부부의 별과 달이 뜨는 농장에 더욱 더 많은 행복이 깃들기를 기원해 본다.

고령군농업기술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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