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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

귀농으로 찾은 새로운 삶의 방식과 꿈, 운수면 화암리 김재우씨 부부

[187호] 입력ㆍ발행 : 2014-01-07
고령에서 새롭게 움튼 연둣빛 인생, 베리아띠 농장



운수면 화암리에 위치한 친구이자 선배 귀농인 이병학씨의 비닐하우스를 지나서 바로 옆에 쌍둥이들처럼 붙어있는 비닐하우스에 들어서면 여기도 딸기농사가 한창이다. 비닐하우스 안에는 막 딸기 꽃이 떨어진 자리에서 자라나기 시작한 풋내음 나는 딸기처럼 아직은 파릇파릇 귀농새내기인 김재우(40)씨 부부가 정성스레 딸기를 돌보고 있다.
김재우씨는 누구나 들으면 아는 소위 ‘좋은 직장’에 다니는 재원이었다. 그런 김씨가 직장을 그만두고 농촌으로 오기까지 몇 년 동안 고민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회사생활에 대한 회의가 생겼었어요. 제가 그 회사에서 15년 동안 일을 하면서 늘 같은 일을 했거든요. 이렇게 생활하면 10년 후에도 쭉 같은 생활을 하고 있겠구나 싶으니까 그만 회사생활에 염증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2~3년 전부터 ‘여유롭고 새로운 삶을 찾고 싶다.’, ‘귀농을 하겠다.’ 막연하게 생각했죠.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던 중에 저 친구가 연락이 왔어요.”

김씨의 ‘저 친구’는 바로 옆 딸기하우스의 주인 ‘이병학’씨다. 한참 귀농을 생각하고 있을 때 먼저 귀농을 한다며 고등학교 친구이던 이씨가 연락 해 왔다고 한다. 막상 귀농하려니 아는 사람이 없어서 망설이던 김씨의 귀농은 덕분에 더욱 박차가 가해졌다. 물론 귀농을 준비하면서 다른 작물과 다른 지역에 대해서도 알아본 김씨였지만 아무런 연고가 없는 곳 보다는 친구가 있는 고령이 낫겠다 싶었고 친구가 재배하고 있는 딸기 역시 다른 작물에 비해 고소득 작물이었기에 ‘선택 아닌 선택’을 하게 되었단다.
귀농을 하는 과정에서 김씨 부인의 반대가 심했다고 한다. 익숙한 도시 환경에서 벗어나 농촌이라는 낯선 곳에 가서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을 해야 하는 것에 대한 부담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아이들의 교육문제가 가장 큰 이유로 작용했다.

“저희 집에 6학년, 4학년 남자애 둘이 있는데 아무래도 집사람에게는 아이들 교육문제가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었어요. 시골이니까 학원의 수나 가르치는 종류 등 학원의 선택폭이 좁으니까요.”

처음에는 4~5년 정도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귀농준비를 할 생각이었는데 개인적인 일로 인하여 예상보다 빨리 귀농하게 되는 바람에 반대하던 아내도 서서히 마음을 열고 귀농에 동의했다고 한다.

김씨의 퇴사와 귀농은 거의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작년 11월에 퇴사를 결정하고 올해 1월에 고령으로 이사를 했다. 이사를 하기 전 11월 말부터는 혼자 고령으로 와서 딸기농사를 배웠다고 한다. 예비 귀농인들이 편하게 머무를 수 있는 귀농인의 집을 대여해서 묵을 수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아이들이 학기 중이었고 차가 한 대 밖에 없었기에 아이들과 김씨 부인에게도 차가 필요해서, 차가 없어도 이동 가능한 읍내에 숙소를 잡았다고 한다. 그렇게 한 달 반 정도 홀로 여관생활을 하며 친구네 딸기 하우스에 가서 직접 몸으로 체험하며 딸기 재배법과 수확법을 배웠단다. 

“미리 딸기 재배를 도와보니 이정도면 해볼 만하겠구나 싶더군요. 덕분에 올해 첫 농사에 도움이 많이 됐어요. 처음이라 아직은 손이 느려서 시간에 쫓기긴 하지만요. 그래도 간간히 인력이 많이 필요하면 친구 부모님이 인력도 구해주시고 해서 할만 해요.”

나름 첫 농사라 열심히 준비하고 딸기에 대해 미리 공부도 했지만 어려움은 있었다고 한다. 우선 딸기를 심기 전 마련해 뒀던 빈 하우스에 돌풍이 들어와 파이프가 뽑히고, 하우스가 뒤집혀서 안에 천막과 비닐이 다 찢어졌었다. 게다가 처음 심었던 모종이 죽기도 했단다.

“비닐하우스가 뒤집혀서 상심이 컸죠. 왜 어떻게 그렇게 된 건지 잘 모르겠지만 바람이 들어와서 그렇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걸 다시 혼자 다 복구했어요. 게다가 딸기 정식 스케줄을 조금 일찍 잡았었는데 그때 심은 모종들이 많이 죽었어요. 친구들이랑 함께 모종을 캐러 진주에 갔는데 그날이 8월 25일 이었거든요. 날씨가 상당히 더워서 딸기가 다 삶겼어요.”

이렇게 김씨의 딸기 모종뿐만 아니라 그날 함께 모종을 캐러갔었던 친구들의 딸기 모종 역시 심하게 더위를 먹어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바람에 모종을 새로 사서 심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딸기 농사를 시작하기 전 비어있는 하우스를 이용할 겸, 소득도 얻을 겸 하우스 2동에 복수박을 심었는데 총채벌레가 생기는 바람에 한번 수확해서 팔고 난 이후에 중단해야 했다.

“복수박 농사를 지으면서 딸기 모종까지 신경 쓰려니까 한쪽에 신경 쓰면 다른 한 쪽이 조금씩 문제가 생겨서 둘 다 힘들더라고요. 솔직히 저는 복수박을 더 따고 싶은 욕심도 있었어요. 하지만 상품성이 떨어지기도 했고, 딸기 농사 준비도 해야 해서 어쩔 수 없었죠.”

그래도 상품성 떨어지는 복수박들을 부모님께 가져갔더니 맛있다면서 반기셨단다.

현재 친구들과 함께 마이스터 대학에 다니고 있다는 김씨는 딸기 재배법에 대해서 배우며 고설재배에 대해 엄청난 매력을 느낀다고 했다. 그래서 앞으로는 점차 바꿔가서 고설 딸기 농사용 하우스 6동과 육묘장 1동까지 총 7동의 딸기 재배를 하고 싶단다. 물론 처음에도 고설재배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함께 마이스터 대학에 다니고 있는 딸기 전문가 분들의 말에 따르면 초보자에게는 예민한 고설재배보다는 흙이 완충작용을 해 주는 토경재배로 딸기의 생리를 배우고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면 고설로 전환하는 것이 더 유리할 것이라는 말에 우선 토경재배를 시작했다고 한다. 13개월 농사라는 말이 있을 만큼 악성노동에 시달리는 딸기 농사를 짓느라 따로 귀농인 모임이나 여타 모임에 갈 시간은 없지만 이렇게 주변에서 딸기 농사를 짓는 사람들과 교류를 통해 자문을 구하는 것이 김씨의 귀농생활의 자양분이 되고 있단다. 

그리고 걱정했던 아들 둘의 교육도 별 탈 없단다. 일부러 집도 학교에서 최대한 가까운 곳에 잡았고 아이들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바로 방과 후 수업을 들은 뒤 근처 학원에 간단다. 그래도 만약에 부족한 부분이 생길 때면 학습지로 보충하거나 김씨가 직접 아들들에게 가르쳐준단다. 특히 고령에 오고부터 방과 후 수업이 컴퓨터를 제외하고는 죄다 무료수업이라서 부담 없이 들을 수 있어서 더욱 좋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김씨의 부인 역시 고령군 문화센터를 통해 배드민턴 강습도 받기도 하고 여기저기 견학도 다닌단다.

이렇게 육체적으로 좀 힘든 거 빼고는 나름대로 농촌생활에 잘 적응해서 살아가고 있다는 김씨는 귀농 할 때 귀농 자금을 여유 있게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농촌의 사이클은 1년이라서 처음에 오면 1년은 수확을 못한다고 생각하면 그 동안의 생활비는 있어야 하잖아요. 그리고 퇴직 후 귀농 한 것 아니라 저희처럼 이직한 사람들이 먹고살려면 시설이 없는 논농사는 그다지 수익이 안 되거든요. 그러면 시설 농사를 지어야 하고 그러려면 결국 필요한건 자본이죠.”

얼마 전부터 김씨네 딸기밭에 하나 둘 딸기가 맺히기 시작했다. 첫 딸기인 만큼 처음에 심었던 모종이 하나만 죽어도 가슴이 너무 아프곤 했었는데 역경을 이겨내고 자라나 막 익기 시작한 딸기 하나하나가 너무 소중해서 맛보기조차 아깝다고 한다. 아직 조금은 서툴지만, 김씨의 농촌으로의 이직 성공과 보람찬 귀농 생활을 위한 발걸음에 김씨네 작물들도 함께 발맞추어 걸어가길 바란다.

고령군농업기술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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